▲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 집무 모습 © 한국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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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선배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북한처럼 인권 사각지대에서 밥을 굶을지도 모른다.
뜨거운 가슴과 지혜로 무장된 민주주의의 기수 복기왕.
제17대 최연소 국회의원, 아산시장 2번 당선, 충남도지사 도전, 안 해 본 선거는 대통령선거만 남은 진보 민주 진영의 '민주화의 아이콘'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 서면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과 충청남도 그리고 아산시의 발전 방향 및 정치 비전을 들어보는 시간을 서면인터뷰를 통해 열어 보았다.
다음은 복 실장과의 일문 일답.
○제17대 국회의원 이후 12년 만에 국회로 출근해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활동하신 지 1년이 되셨는데 지난 1년간 국회 및 지역에서 주요활동하신 소식과 소회를 전해주세요.
● 먼저 코로나로 인해 고생하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들께서 보여주신 헌신과 방역 노력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년간 국회의장님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면서 국회가 방역과 백신공급, 그리고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현장에서 여·야가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국회는 지난 1년 동안 4차례의 추경 편성과 2,270건의 법안을 통과시켰고, 올해 예산안은 6년만에 여야가 법정 기일 안에 합의 처리를 했습니다. 대립과 견제를 할 수 밖에 없는 정치 구조 속에서 여야가 대화와 소통을 통해 타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작지만 의미있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공직자 신분인 관계로 지역의 현장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지역 현안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소임을 다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 아산시과 충남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소관 상임위 의원들을 포함해 각 부처와 직접 소통하며 지역 현황과 예산의 필요성, 사업의 의미 등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의 민원에 대해 의원들과 지역의 중개자 역할도 하려고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 최근 러시아와 체코로 해외 출장을 다녀오신 소감을 들려주세요.
(편집자 주: 서면 인터뷰 요청이 6월초였음)
● 격동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외교는 국가적 사활이 걸린 일입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경제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초당적인 의회외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러시아와 체코 방문 또한 이를 위해 공식방문을 한 것입니다.
남북국회회담 등 남북대화 성사를 위한 러시아와 체코 측의 지지 당부, 코로나19 대응과 극복을 위한 국가 간 협력 확대 등의 의견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특히,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에 뛰어든 상태에서 우리의 기술력, 안전성 등을 피력하며 외교적으로 지원한 것은 의회외교의 한면을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 대학생 시절 모습 ©한국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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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기왕 이름 석자를 떠올릴 때마다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을 한 것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현재 정치인 중에는 군부독재 시절 '보신'하느라 조국과 국민을 내팽겨치고 승승장구한 인물들이 다수 있는데, 어린 나이에 뜨거운 가슴으로 민주화 운동을 한 부분은 힘든 시간이었지만 평생 훈장으로 간직할 만 하다고 보여집니다.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게 된 계기와 크게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당시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저도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국정교과서로 공부했는데, 세상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가 군부독재의 현실을 목도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대학생이 옳지 못한 현실을 보고 피하는 것이 비겁하다고 생각해 민주화 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위 친구들이 학생회 간부로 추천하는 계기가 되었고 총학생회장까지 되었습니다. 당시의 분위기는 민주화운동을 하면 패가망신한다고 할 정도여서 나름대로는 용기가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총학생회장을 하면서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법, 외부의 압력에도 버티는 법,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과 집단을 조화롭게 만들어 내는 법 등 민주주의 리더십을 배웠습니다. 그때 했던 경험이 제가 정치 일선에 뛰어들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부인 박현우 여사 © 한국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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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때 마다 가족분들과 다정한 가족애와 동지애가 엿보였습니다.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고 결혼에 성공하게 됐나요? 그리고 자녀분들의 근황도 좀 들을 수 있을까요?
● 아내와는 86학번 동기로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현장에서 처음 만났는데, 다들 그렇겠지만 제 눈에는 다른 어떤 여학생보다도 아내가 제일 예뻐 보였습니다.
그 후 미술을 전공하던 아내는 우리 학교에 대형걸개그림을 그리러 오게 되었고, 시간이 날 때마다 그녀가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을 자주 들락거렸습니다. 그렇게 만남을 이어가는 동안 우리는 연인이면서 이상을 공유하는 동지가 되었고, 평생 함께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는 늘 고마움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부터 아내는 묵묵히 지역을 누비며 도와주고 있고, 지금은 상담심리를 공부해 자신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두 아들들은 다 현역으로 군대를 갔다 왔고, 지금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업에 힘쓰고 있습니다. 선거에 뛰어들 때 마다 온 가족이 함께 선거운동에 뛰어 들어서 도와주고 있는데, 지난번 경선 실패와 총선에서 낙선의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이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은 언제나 제게 가장 큰 힘입니다.
▲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2002년 12월 노무현 대통령 후보 지지연설을 하는 모습 © 한국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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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17대 국회의원 시절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 2002년 전국대학생협의회(약칭 전대협) 동우회장으로 활동하던 저는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낙선의 길을 택하며 진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당내에서는 지지율 하락에 따라 노무현 후보를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민주당에게는 척박한 땅이었던 아산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 생활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국회의원 시절이었지만, 그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라면 학교급식법을 대표 발의한 것입니다. 위탁급식에서 직영급식으로 되면서 지금의 무상급식의 토대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또한 학교조리사의 명칭과 처우 개선을 명문화해 조리사들의 지위를 높였습니다.
○ 아산시 前 부시장이었던 분이 뉴스프리존에 복기왕 아산시장을 만나 행복했고 행운이라고 회고 칼럼이 실린 것을 봤습니다. 아산시장 8년간의 주요 업적과 보람이 컸던 일들을 소개해 주세요.
● 아산시장 8년은 작지만 기분 좋은 변화를 통해 시민이 행복한 아산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여러 성과가 있지만 특히 '100원 택시'의 원조격인 '마중택시'를 아산에서 시작해 이 정책을 전국화 시킨 것을 첫번째로 꼽고 싶습니다.
아울러, 많은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되고 있는 신정호 사업의 사실상 완성, 성매매 우려 지역이었던 장미마을의 철거, 걷고 싶은 길로도 유명해진 차 없는 은행나무길 등은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생생한 정책들이고 성과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적은 재정투입과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실개천 살리기 운동'을 꼽을 수 있고, 아파트의 '고령 경비원 지원 사업'은 인간적이고, 사회 공동체를 따듯하게 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2018년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셨다. 국회의원을 중도사퇴하고 나온 후보와 가족사로 인해 잡음이 났던 후보보다 정당성에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공천이 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 도지사에 다시 도전하는가? 출마를 한다면 어떤 차별화가 있다고 생각하시는가.
● 출마 여부에 대해 '한다, 안 한다'고 얘기하기는 이르고,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더욱이 국회의장님을 모시고 있는 비서실장이라는 입장에서 거취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지금은 저한테 주어진 역할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이명수 후보에게 겨우 수백표 차이로 분루를 삼켜야했다. 패인이 무엇이라고 보며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가?
●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부산에서 낙선하고 나서 "농부가 어찌 밭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말씀을 하셨는데, 패자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시민들과 유권자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다만, 선거때마다 나오는 흑색선전과 일부 언론의 반칙과 이를 이용하는 정치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총선 막판에 저에 대한 허위사실을 보도한 인터넷매체 기자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선거에서 허위사실은 매우 큰 범죄이며, 민의를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도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합니다.
○ 코로나19 고통이 1년을 훌쩍 넘겨 온 국민이 어려운 가운데, 제5차 지원금은 어떤 형식으로 지원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나?
●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지난번에 코로나 진정되면 전 국민 위로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씀하신 바가 있는데, 전 국민들께서 코로나 극복을 위해 헌신과 노력을 해 오신 만큼 그에 맞는 방식의 지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역 화폐를 이용한 지원금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 평일은 국회에서 주말에는 지역을 오가며 바쁘신데, 체력 관리 및 건강의 비결이 있다면?
●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가 쉽지 않아 매일 조금씩이라도 걷으려고 합니다. 걷기는 운동의 가장 기본이기도 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의도는 한강과 여의도공원이 있어서 걷기에도 좋고, 국회 앞에서 약속이 많아 웬만한 장소까지는 걸어 갈 때가 많습니다.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우 빨리 걷으려고 합니다. 그래야 땀도 좀 나고 기분도 상쾌해지는 것 같습니다.
○ 공무상 해외출장 관련 백신을 맞으셨는데 어떤 백신이었고 아프거나 이상 반응은 없었나요. 일부 시민들이 백신 관련 가짜뉴스를 믿고 있는 경향이 있는데 경험담과 백신관련 시민들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 아스트라제네카를 2차례 맞았습니다. 1차 접종을 하고는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어서 걱정도 있었지만, 큰 문제없이 지나갔습니다. 백신과 관련해 여러 가지 가짜 뉴스가 많이 돌고 있지만, 국민들의 백신 1차 접종률도 30%에 이르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지혜를 모아 이 위기를 극복했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
○ 충남이 혁신도시로 지정돼 오랫동안 소외됐던지라 기대가 크다. 어떤 기관들이 유치되면 좋은 지, 그리고 유치 가능성이 있는 곳은 어디라고 보는가.
● 지난해 10월 충남 혁신도시가 지정 됐습니다. 늦었지만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현재 충남도 차원에서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대응 및 전략 수립 연구용역'을 통해 혁신도시 공간구조 기본구상,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응을 위한 유치 논리 개발, 혁신도시와 주변 시·군 간 상생발전 비전 및 전략 수립 등을 마련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역 결과가 나오면 큰 전략 속에서 좀 더 구체적인 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자리에서 당장 어떤 공공기관을 특정하기 보다는 충남도의 특성을 살리는 공공기관 유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수도권은 사람이 몰려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반면 지방은 소멸위기의 징후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이전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학창시절 민주화 운동을 했던 선배로서 학생, 취준생 등 청년들에게 한마디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모든 청년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선배된 입장에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치기 어린 시절이었지만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이끌었다고 생각됩니다.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은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 상관없다고, 바쁘다고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는 순간 현재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극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라는 공동체를 벗어나서 개인적인 고민만 하면 여러분 시대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혼자서만은 잘 살 수 없기 때문에 개인의 미래 개척과 함께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가야하는지 고민하고 참여하길 기대합니다.
○ 아산시와 충남도민을 아울러 우리 국민들에게 드리고자 하는 말씀을 전해 주시라.
●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우리는 지난 1년간 방역과 함께 경제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습니다. 그 성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실질 국내총생산이 4.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 지표도 청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마스크 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조금 더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복기왕 비서실장은 아산 법곡동에서 태어나 온양초, 아산중·고, 명지대, 고려대 정책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명지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동우회 회장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후보(새천년민주당) 아산시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17대 국회의원, 아산시장(5,6기), 문재인대통령 정무비서관을 거쳐 현재는 박병석 국회의장 비서실장(차관급)을 역임하고 있다.
어느 누구든 그 시절에 산다면 국민을 위해 뜨거운 가슴을 갖고 개인을 희생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독자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